사실 다녀온지는 시간이 조금 지났는데
당일 올리려다가 사진 포맷 변환도 좀 하고(아이폰...)
그때 들었던 느낌을 줄글로 장황하게 적어뒀던지라
읽어보고 어떤 느낌인지 대략적 성향을 알 수 있도록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익숙한 매장 앞 모습
제가 처음으로 셰에라자드에 갔던건 대략 8년 전이었습니다.
음향기기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대학로 모 샵에 이어서 같이 들렸었는데요,
그 후로는 재밌겠다 싶은 인이어를 해외에서 구매하고, 공부 등으로 인해 몇년간 음감 취미는 접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있는걸로 때웠다는 표현이 ^^)
음악 관련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구매했던 이어폰이 VSD5 였고, 2021년 말에 다시 음감에 발을 들였으니 대강 6년의 공백이 있네요. 그 사이에도 실사용으로 필요한 이어폰은 종종 구매를 하긴 했지만요 ㅎㅎ
아무튼, 내장은 제가 알던 모습이 아니긴 했지만
익숙한 위치에 익숙한 표지는 그대로 저를 반겨주더군요 ^^;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들어가서 QR체크인, 손소독을 마치고
커스텀 할까말까 고민중인 A3H+와 고민중에 있던 몇 헤드폰을 청음한 다음!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어뉴 엑스원
첫타자는 어뉴 엑스원입니다.
모듈 교체로 소리가 바뀐다는, 신기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가장 처음으로 청음해본 이어폰입니다.
저는 매장에 기본적으로 세팅되어있는 상태에서 별도의 변환을 가하진 않고 들었습니다.(검정 플레이트, 흰검 간지 ㅎㅎ)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반응이 빠른 저역과 높은 분리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돌 노래같은 신나는 노래를 들을 때 제일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네요. 다만 극저역의 표현력은 약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내려갈수록 조금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지라, 아마 극저음에서 약간의 롤오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시원시원한 인상을 주는데요, 그렇다고 저역 양이 적은 편은 절대 아닙니다. 성향으로 말하면 V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흔히 발생하는 중저역/중역대 물러남은 없고, 그냥 베이스와 트레블이 부스트 되어있어 쿵짝거리고 챙챙거리는 소리를 신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매칭이 제일 좋았던 것은 비트감있는 여성 아이돌 노래였습니다.
기본 세팅으로도 상당히 좋았지만, 다른 모듈로 바꿔보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네요.



수월우 뉴 아리아
그 다음으론 튼튼한 기본기를 가지고있어 가성비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뉴 아리아입니다.
처음 듣자마자 든 생각은... '하만타겟에 가까운?? 소리' 였습니다.
크게 꺾이지 않고 쭉 내려가는 극저역과 적당히 강조된 저역
살짝 튀어나와있지만 부담스레 느껴지진 않는 중역
그리고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고역까지...
호불호가 적게 갈릴 것 같은 음색이라는게 먼저 떠올랐습니다. 무난한 대중적인 픽 ㅎㅎ
다만 보컬엔 착색이 느껴졌고, 음분리도는 아쉬운편이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인 음역 밸런스를 생각하면 "이 가격에 이정도 밸런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성비픽입니다.



수월우 스타필드
수월우 스타필드입니다.
청음순서대로 올리고있는데, 얘는 그렇게 올리면 안될 것 같아 뉴아리아 바로 뒤에 붙입니다.
왜냐면, 사실상 뉴 아리아와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뉴 아리아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만큼 음분리도가 올라갔고, 전반적인 음색은 동일하다고 느꼈습니다.
순간 제가 같은걸 또 들었나 하고 앨범을 봤는데, 뉴 아리아의 사진이 보여서 제 기억력에 조금 안심했던...
돈값을 하냐고 물으면, 돈값을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뉴 아리아의 가성비가 워낙 좋은 것 뿐이죠...




타이오디오 레거시 4
다음타자는 타이오디오 레거시 4입니다.
스위치가 달려있는 신기한 이어폰입니다.
타이오디오에서 나온 가성비 픽이라는 말만 듣고 집어본거라,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 사진에 있는대로 두고 일절 건드리질 않았습니다만, 성향 조절이 조금 가능하다고 하네요.
청음 후기로는
"보컬이 앞으로 나와있는 느낌"
을 받았습니다.
전 음역대를 고르게 잘 뽑아주었고, 주우우욱 내려가는 극저역과 시원시원한 고역을 맛보는데
거기서 강조되는 보컬!
굉장히 완성도 높은 밸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1~3khz가 아마 좀 강조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대중가요를 주로 듣는 제 입장에서는 전혀 마이너스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칭찬을 많이 하는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들으면서 중~고역 어딘가 착색이 있다고 계속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아쉬웠던 점은 그걸 잡질 못하는 제 귀였구요...



키네라 프레야
그 다음은 키네라 프레야 입니다.
이전에 보컬 강조 이어폰을 추천받았을 때 있었던 이어폰입니다.
전반적으로 음선이 얇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추측이지만, 극저역 양감이 적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대신 잔향감이 있어서 극저역의 양감이 부족하다는 것이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 같습니다... 취향의 문제라고 봐서요
좀 어색하다고 느낀 것은, 보컬이어폰으로 추천받고 가서 들어본건데 착색이 느껴졌다는 것입니다(여보컬)
그리고 생각외로 치찰음이 안느껴졌던 것도요.
소리와는 별개로, 착용감은 굿입니다. 유닛이 커보였는데 아주 가볍고 핏감도 좋습니다.
낀듯 안낀듯 해서 아주 좋았네요.



에프오디오 다크스카이
그 다음으론 많은 분들이 종결기로 안고가신다고 들었던 다크스카이입니다.
처음엔 여성 보컬 노래로 들었고, '굉장한 음분리도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그 다음에 생각하니... 펀사운드를 챙기시는분들이 종결기로 들고간다는 생각에 극저역이 뿜뿜 나오는 곡을 들었는데요,
역시 저음도 훌륭합니다... 이렇게까지 볼륨감 있게 내주면 벙벙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거슬리는 것 없이 극저음까지 쭈욱 뽑아줍니다.
신기합니다. 저음 양감이 이렇게 많이 나는데 마스킹도 크게 없는게...
굉장히 인상깊게 듣고 집와서 찾아보니 1DD라고 하더군요. 많이 놀랐습니다. 챔버 구조 설계를 잘 해서 그런 것일까요?
다만 남보컬은 살짝 뒤에서 느껴지긴 합니다.(저음 양감이 많긴 합니다.)
그리고, 청음용이라 막구르는 것도 있겠지만 ㅜㅜ 유닛 칠까짐이 좀 보이네요
이날 들은 것 중에서 가격 신경 안쓰고 하나 고르라고 하면 다크스카이를 고를 것 같습니다.



어쿠스튠 HS2000MX
*소리에 대한 부분은 참조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어떻게 해도 정착용이 되지 않아서 본래의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다크스카이 다음으론, 플래그십으로 이어가자~ 싶어서 고른 어쿠스튠의 HS2000MX 입니다.
리뷰글만 보고 생긴게 너무 멋져서 들어봤습니다. 메카니컬한 느낌이 아주 좋아요...
근데 이어팁 생긴게...? 비대칭으로 생긴건 처음보네요. 귀에 넣기 전에 한번 돌려 줬습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기획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저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네요 고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어찌되었든 소리에 대한 느낌입니다.
첫인상 : 남성보컬 아이돌 노래가 쏜다
평상시 잘 못 느끼는 기분입니다. 이런 소리가 났던건 다른데 다 눌려있다가 1Khz 피크가 있거나 3Khz피크가 있거나 했던 이어폰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감미로운 발라드 들으니 목소리를 누가 억누른것같다는 기분이 들었네요.
그런주제에 앞에 나와있는..? 이상한 느낌이랄까,
존재감을 막아주는 저음이 없다보니 그러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여성보컬은 튀는데 없이 들렸습니다. 귀가 적응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수월우 바리에이션
수월우의 트라이브리드 바리에이션입니다.
플레이트 하단의 구멍이 덕트인지...? 그것 외에는 구멍이 안보였네요.
들어봤던 수월우제품 전반적으로 튜닝이 다 맘에 들었어서 바리에이션도 기대하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잘 만든 다중 듀서 구조에서 오는 굉장한 음분리도가 특히 인상깊었네요.
오늘 들었던 것 중에 가장 대중적인 취향이 가깝다는 생각을 받았습니다.(하만타겟)
극저역을 부터 중음역대까지 잘 뽑아주고, 개인적으로 요즘 튜닝 대세라고 생각하는 6Khz 언저리 딥이 느껴졌다는걸 제외하면 초고음역대까지 죽지 않고 소화해냅니다.
아마 소리의 표현 측면에서는 이만하면 누구든 OK를 주지 않을까 싶고,
저는 극한의 베이스헤드여서 저역 양감이 아쉬웠지만 "이거 소리 어때?"하면 별로라고 할 사람은 없을 듯 합니다.



메탈루어 메탈루어 웨이브
바리에이션 다음으로 스타필드를 듣고... 그 다음으로 고른 메탈루어 웨이브 입니다.
전혀 모르는 브랜드의 전혀 모르는 제품이지만, 생긴것 하나만 보고 관심이 생겨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몰아치는 저음의 폭풍!
C300 이후로 오랫만에 보는(제 기준) 베이스헤드를 위한 IEM!
금속성 챔버가 적절한 튜닝을 만나 강력한 저역의 반향감을 보여줬습니다.
Why So Serious를 들으면서 저음 속에 꽃피는 중역대의 소리를 들었을 때의 감동이란... 정말 최고였습니다.
소리는 황동의 반향이 느껴지는 맛으로, 저음강조 V자형입니다.
대부분의 V자형이 그렇듯 남성보컬은 뒤로 물러나있다는 느낌이 들고
특히나 이친구는 저음이 강조되어 더 뒤에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살걸 정하고 왔는데, 이걸 듣고는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살까..."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더군요 ㅋㅋ;
오늘 들은 것 중에서는 정말 신선하게 충격을 주는 이어폰이었습니다.
아마 이어폰을 하나만 들고있으라고 하면 선택하진 않을 것 같지만
두개만 들고있으라고 하면 무조건 들고갈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다른건 다 정리하고 isine 20(w/ 사이퍼케이블), 데논 C300을 들고있거든요 ㅎㅎ
저걸 듣고 블레싱 2를 듣고 나오고 싶었는데, 다른분이 청음중이어서(바리에이션 고를때부터 나가있던데, 이걸 들을 때 까지 안돌아왔네요) 마지막으로 에티모틱 EVO를 듣고 그냥 나왔습니다 -,-;;;
블레싱 2도 깔끔하게 튜닝되어 참 좋은 소리였는데요. 비교할 기회를 한번 날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번외로, 사진은 없지만 들었던 이어폰들입니다.(1층)
JH오디오 록산느 - 굵은 음선과 먹먹함이 주는 특유의 매력. 비싼것에는 비싼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튜닝
AAW A3H+ - 극저역이 조금 아쉽지만 저역 부스팅이 강하게 되어있고, 살짝 늘어지는 느낌. 아주 좋았습니다. 커스텀 이어폰으로 NT1과 고민중이었는데 아마 이걸로 할 것 같네요. 다만 이걸 레퍼런스로 삼아 튜닝을 하면 저역이 비고 고역이 쏠것같습니다. 물론 제가 노래를 듣기에는 이만한 물건이 없습니다. 짱
AAW NEW AXH - 전반적으로 먹먹하고 뭉친 소리로 들립니다. 먹먹함은 1~3Khz 음역대가 올라와있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소리가 나는게 맞는데,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닌 이어폰에서 뭉친 소리가 나는건 좀 의외였습니다. 록산느도 먹먹하긴 했지만 이렇게 뭉쳐 나는듯한 소리가 나진 않았거든요.
하이디션 NT1 - 모든 음역대가 고르게 들렸습니다. 오버이어핏 ER시리즈 느낌... 다만 튜닝특성상 저역이 적은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제겐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요 ㅎㅎ
오늘 들은 것 중
가격을 신경쓰지 않고 고르라면 에프오디오의 다크스카이
내 돈주고 사야한다면 수월우 바리에이션, AWW A3H+
오래오래 들고갈걸 정하라면 메탈루어 웨이브
를 고를 것 같습니다.
헤드폰은 "정석적인 튜닝"을 보여주는 것들 위주로 들은지라 별달리 쓸 말이 없네요.
사실 너무 쓸 말이 많아서 못남기는것 같기도 합니다만 ㅎㅎ
이어폰은 즐겁게, 헤드폰(기회가 되면 스피커도)은 뉴트럴하게 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듣고, 막상 들고나온건 컴퓨터에 쓸 KSC75라는게 유머포인트입니다.. ㅋㅋㅋ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다른 분들이 리시버를 고르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저는 다음 휴가때 총알들고 메탈루어를 들으러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잊히질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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